이화백혈병센터
   
 

제목: 우린 조건없는 사랑을 그들에게 전할 수 있을까?
이름: 조혈모센터 * http://ewhabmt.eumc.ac.kr


등록일: 2009-11-24 17:28
조회수: 5282 / 추천수: 600


우린 조건없는 사랑을 그들에게 전할 수 있을까?

문영철 교수

나는 2년 전과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2009년 7월 10일 오전의 인천공항에서 나는 2년 전에 느꼈던 긴장감과 막연한 공포는 이번 우즈베키스탄 방문 때는 없었다. 이번 봉사활동에 처음 참가했던 봉사단원들이 느꼈을 살인적인 더위(사실 2년 전엔 나도 정말 참기 어려웠다)도 이번엔 제법 견딜만 했다. 많은 봉사단원들을 다이어트 열풍으로 이끈 우즈벡의 전통음식은 2년 전과는 달리 너무 맛이 있어 혈당이 올라갈 지경이었고, 대부분이 겪었던 설사도 없었다. 가장 압권은 차이(차)의 깊은 맛을 알게 된 것이다.

의료봉사 활동도 2년 전과는 많이 달랐다. 진료는 없었다. 고혈압과 당뇨에 치우친 건강검진이 그 지역 주민들에게 제공된 서비스의 전부였다. 효과가 좋다던 한국 약을 받으러 오신 분도, 여기저기 아픈 몸을 이끌고 실력있다는 한국의사의 진료를 받으려는 다른 주민도 본인에게 필요한 검사인지도 모를 혈압측정과 당 측정 및 요검사를 받았을 뿐이고, 간혹 한국의사로 보이는 누군가에게 자신의 증상을 물어볼 뿐, 진찰이나 투약은 없었다. 이해 했을지도 불분명한 건강생활 수칙과 구강관리 지침만 잔뜩 들었고, 이상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요구받았을 뿐이다.

그러나, 우르겐치는 변한 게 없었다. 무더운 여름날씨도, 열악한 수도사정도, 녹물이 잔뜩 섞인 수도물도, 우리가 매년 방문하는 걸 좋아하는지, 불편해 하는지 이해되지 않는 미지근한 우르겐치 의대의 움직임도, 열악한 의대시설과 인프라, 열악한 주민건강도 달라진 게 없었다. 하지만 너무나도 맛있었던 과일들, 친절하고 진심 어린 마음으로 우리를 맞이했던 의대생들, 보건소 관계자들, 지역주민들의 태도 또한 2년 전과 다름이 없었다.

우리는 그들을 변하게 할 수 있을까? 직접 진료 대신 그들의 건강을 위해 가장 필요한 내용을 스크린하고 그들의 치료자의 변화를 통해 그들의 건강을 바꿔보려는 시도는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도 신선한 도전이었고, 이것은 바로 그 지역사회의 건강을 담당하는 의사들과 의대 교수들을 움직였다. 그들에겐 새로운 정보와 새로운 시도이었고 변화의 조짐이 있었다. 내년엔 우리가 또 어떠한 새로운 아이템으로 방문할지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다. 단순한 의학과 건강 뿐만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주시기 위해 기꺼이 죽임을 당한 절대적인 그 사랑에 대한 호기심도 그들에게 생길지…

그렇지만, 그들은 우리를 변하게 하였다.  2년 전에 우르겐치를 방문하였던 당시와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그들에게 다가갔던 나처럼, 그들은 또다시 우리 봉사단원 하나하나의 마음에 조그만, 그러나 인생에서 정말 크게 될지도 모를 어떤 변화를 준 것은 확실해 보였다. 우리의 믿음과 환경에 감사하고, 우리 미래에 대한 비전도 세웠을 2009년 7월 17일 귀국하는 우즈베키스탄 항공의 비행기 속에서 적어도 16명의 마음은 그렇게 변화가 있었던 것이다 (물론 타슈켄트에 남아계신 두 분도 그럴 것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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